구피는 ‘물생활 입문 어종’으로 유명하지만, 의외로 초보자가 자주 놓치는 함정이 많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만 따라 해도 생존율과 번식 성공률이 확 올라갑니다.
1) 물잡이(사이클) 없이 바로 물고기 투입
구피는 강한 편이지만, 질산화 세균이 자리 잡지 않은 새 물(새 어항)에서는 암모니아/아질산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물잡이”란 필터·바닥재 등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정착하여 암모니아 → 아질산 → 질산으로 독성을 낮추는 과정을 말합니다.
- 해결: 여과기 가동 후 암모니아 소스(사료 한 꼬집 등)를 넣어 박테리아가 먹을 게 있도록 하고, 테스트 키트로 암모니아/아질산이 0에 가깝게 떨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보통 1~3주).
- 팁: 기존 잘 돌아가는 어항의 여과재 한 컵을 씨앗으로 사용하면 사이클이 빨리 안정됩니다.
2) 작은 어항 & 과밀 사육
작은 물통에 구피 여러 마리를 넣으면 오염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초보자는 최소 30~45L 이상에서 시작하는 편이 관리가 쉽습니다. 구피는 번식이 잦아 수가 빠르게 늘어나므로 여유 부피가 중요합니다.
- 해결: “물고기 수 < 여과 능력 < 수조 부피” 순으로 생각하고, 새끼가 늘어날 경우 분양·추가 어항을 계획합니다.
- 지표: 아질산(NO₂⁻)이 0이 아니거나 질산염(NO₃⁻)이 계속 높다면 과밀일 가능성이 큽니다.
3) 필터/여과 부족
스펀지 필터나 외부여과기 중 무엇이든 상관없지만, 수조 크기 이상 급을 고르는 게 안전합니다. 유속이 너무 세면 구피가 지치고, 너무 약하면 여과력이 부족합니다.
- 해결: 출수구 디퓨저/스프레이바로 유속을 분산하고, 여과재는 표면적 큰 세라믹·스펀지를 사용합니다.
- 관리: 필터는 수돗물이 아닌 어항 물로 살살 헹궈 박테리아를 보존하세요.
4) 수온과 히터 방치
구피의 권장 수온은 대체로 24~27℃입니다. 겨울철 변온,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는 면역 저하로 곰팡이·백점 등의 위험을 키웁니다.
- 해결: 정온 히터 + 수온계는 기본. 여름엔 쿨링팬/일시적 물갈이로 온도를 낮춰줍니다.
- 주의: 갑작스러운 수온 변화(±2~3℃)는 큰 스트레스입니다. 천천히 바꾸세요.
5) 급수·환수 요령 미숙
“한 번에 왕창 환수”는 pH·경도·온도 쇼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클로라민이 있는 수돗물 지역은 물갈이제(중화제)가 필수입니다.
- 해결: 주 1회 20~30% 환수, 급수는 어항 수온과 비슷하게 맞추고 중화제 투입 후 넣습니다.
- 팁: 바닥 사이펀으로 배설물·사료 찌꺼기를 함께 제거하면 수질 유지에 큰 도움.
6) 과도한 급여(먹이 과다)
“먹는 모습이 귀여워서” 계속 주다 보면 남은 먹이가 부패해 암모니아가 치솟습니다. 구피는 소식해도 잘 삽니다.
- 해결: 1~2분 내 완식 기준으로 하루 1~2회. 주 1회 소식/단식도 컨디션에 좋습니다.
- 사료: 부상성·중층성·침강성 사료를 번갈아 급여하면 영양 불균형을 줄일 수 있습니다.
7) 수질 테스트 무시
암모니아(NH₃/NH₄⁺), 아질산(NO₂⁻), 질산염(NO₃⁻)은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시험지/액체 키트로 수치화해야 원인 파악이 빨라집니다.
- 해결: 초기엔 주 2회 측정, 안정 후 주 1회. 수치가 튀면 원인(과밀/과급/여과 부족)을 체크.
- 목표: NH₃·NO₂⁻ ≈ 0, NO₃⁻은 환수로 20~40ppm 이하 유지.
8) 적응(아클리메이션) 생략
새로운 수질로 갑자기 옮기면 쇼크가 옵니다.
- 봉지째 15~20분 띄워 수온을 맞춘다.
- 10분 간격으로 어항 물을 조금씩 봉지에 섞어 3~4회 반복.
- 그물망으로만 물고기를 옮기고, 판매처 물은 어항에 넣지 않는다 (병원체 유입 방지).
9) 검역/격리 없이 합사
외부에서 들여온 개체·수초에는 기생충·병원균이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 해결: 격리통(10~20L)에서 1~2주 관찰 후 본항으로 이동.
- 수초: 과망간산·소독액 사용은 초보자에겐 위험하니, 충분한 수세와 관찰을 권장.
10) 잘못된 합사 어종 선택
지느러미를 쪼는 어종(예: 일부 바브류·인디언 글래스피시 등)과는 피합니다. 반대로 과도한 대형어와도 부적합합니다.
- 해결: 체급·성향이 비슷하고 온도 범위가 맞는 온순한 어종과 합사.
- 원칙: 초보자는 단일종 사육으로 안정화 → 이후 천천히 합사 도전.
11) 암수 비율·번식 관리 실패
구피는 다산입니다. 암수 비율이 맞지 않으면 암컷이 과도한 구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 권장: 수컷 1 : 암컷 2~3.
- 새끼 보호: 어항에 수초/유목 등 은신처를 두면 치어 생존율이 올라갑니다.
- 주의: 분만통의 장시간 사용은 스트레스가 큽니다. 짧게 사용하고 바로 본항 복귀.
12) 조명/광주기 과다
과한 광량·광주기는 조류 폭발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됩니다.
- 해결: 하루 6~8시간부터 시작해 관찰하며 조정.
- 타이머 사용: 켜짐/꺼짐 일정이 일정해야 물고기도 안정됩니다.
13) 청소/관리 타이밍 오류
여과재를 수돗물로 빡빡 씻거나, 바닥재를 전부 빨아들이는 등 “과한 청소”는 균형을 깨뜨립니다.
- 해결: 여과재는 어항 물로 살살 헹구고, 바닥은 부분 사이펀.
- 주기: 초보자는 주 1회 루틴을 습관화하세요.
14) 염분/약품의 무분별한 사용
소금·메틸렌 블루 등은 상황에 따라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농도·시간을 모르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해결: 정확한 증상과 용량·시간을 확인하고, 격리통에서 별도 적용을 권장.
- 원칙: “증상 > 원인 > 대책” 순서로 접근. 예방이 최선.
15) 인스턴트 해결책에 의존
“물 맑게 해주는 약” 같은 즉효성 제품은 일시적 가림막일 뿐, 근본 원인(과급/과밀/여과부족)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 해결: 테스트 → 원인 진단 → 환수/여과/급여/개체수 조정의 기본기부터.
16) 먹이의 단조로움
건식 한 종류만 오래 주면 영양 불균형이 올 수 있습니다.
- 해결: 건식(플레이크/펠렛) + 냉동(브라인슈림프/다프니아) + 영양강화(비타민 함유 사료) 등으로 로테이션.
- 주의: 생먹이는 감염 위험이 있으니 초보자는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17) 기록·관찰 부족
물생활은 “데이터”가 힘입니다. 급여량·환수일·수질 수치·이상 징후를 적어두면 문제가 생겨도 원인 추적이 빨라집니다.
- 해결: 메모앱/스프레드시트로 주간 로그를 만들고, 사진·영상 기록을 병행하세요.
한눈에 보는 요약
실수 | 증상/징후 | 즉시 해결 |
---|---|---|
물잡이 없음 | 암모니아/아질산 급증, 헐떡임 | 부분 환수 + 사이클 재확립(여과재 씨앗) |
과밀·소형 어항 | 수질 급변, 폐사 증가 | 개체수 조정/추가 어항, 여과 업그레이드 |
과급 | 먹이 찌꺼기, 수질 악화 | 1~2분 완식량, 단식 데이 도입 |
수온 불안정 | 기면, 질병 | 정온 히터/쿨링팬, 점진 조절 |
검역 없음 | 감염 확산 | 격리 1~2주 관찰 후 합사 |
자주 묻는 질문(FAQ)
Q1. 구피 히터 꼭 필요한가요?
계절·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24~27℃ 안정 유지가 핵심입니다. 실내가 안정적이지 않다면 정온 히터를 권장합니다.
Q2. 물갈이는 얼마나 자주 하나요?
안정된 어항 기준 주 1회 20~30%를 권장합니다. 수치가 불안정하거나 과밀이면 주기를 더 짧게 가져가세요.
Q3. 치어 보호는 어떻게 하나요?
수초/모스/유목 등 은신처를 충분히 제공하고, 분만통은 짧게 사용하세요. 장시간 분만통은 스트레스가 큽니다.
마무리
구피는 “쉽다”는 이미지와 다르게 기본기를 놓치면 금세 컨디션이 무너집니다. 오늘부터라도 물잡이 → 적정 개체수 → 규칙적 환수 → 수온·여과 안정의 4가지만 지켜도 절반은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