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는 낮 활동성(diurnal)이 뚜렷한 소형 난태생 어종입니다. 본 글은 아침–낮–저녁–야간으로 나누어 실제 사육 환경에서 관찰되는 유영·먹이·구애·휴식·스트레스의 패턴을 정리하고, 관리자가 바로 적용 가능한 루틴 설계와 체크리스트까지 제공합니다.
1) 하루 일과 한눈에 보기(타임라인)
구피는 주간 활동형으로, 조명 점등 직후 탐색 및 식욕이 급상승합니다. 낮 동안에는 군영(schooling)과 산발적 소그룹 유영, 수초 사이 휴식을 반복하며 저녁 무렵에는 구애·쫓기(추격) 등 에너지 피크가 나타납니다. 소등 후에는 바닥이나 수초·장식물 근처에서 유영 속도를 낮추고 안정 자세를 취합니다.
- 07–10시: 환경 스캔, 첫 급여 반응 최고조
- 10–16시: 완만한 유영·휴식 교대, 사회적 거리 유지
- 16–19시: 활동 피크, 구애 과시·추격 빈도 증가
- 19–06시: 광량↓ 정지·회복, 놀람 자극에 민감

2) 아침(07:00–10:00): 깨어남·탐색·첫 급여
점등 직후 구피는 수면·중층을 활발히 순회하며 수조 구석과 수면을 탐색합니다. 이때 먹이 수용성이 높아 소량 다회 급여가 효율적입니다. 아침 과식은 위장 부담과 수질 악화를 유발하므로, 1~2분 내 완식 기준으로 양을 조절하세요.
- 먹이 전 온도·장비 체크(히터·스펀지필터 작동, 수면 유막 여부)
- 먹이 후 잔여물 5분 점검 → 사이펀·스포이드로 제거
- 점등 직후 갑작스런 소음·그림자 최소화

3) 낮(10:00–16:00): 사회적 상호작용·휴식·채광 반응
낮 시간대에는 군영 유지와 느긋한 유영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수초 숲(자바모스·아누비아스) 주변에서 미세한 휴식 자세(지느러미 깜빡임이 줄고 호흡 안정)가 보이면 정상입니다. 채광이 강하면 색 표현이 선명해지고 수면 근처 체류가 늘 수 있으니 과도한 직사광은 피하세요.
- 10~15시 사이 관찰 포인트: 군영 밀도, 개체 간 거리, 숨기 행동
- 미세 환수(10~15%): 점심 전후로 수질 안정에 도움
- 보상 급여 금지: 오전 과식 시 오후엔 줄이기

4) 저녁(16:00–19:00): 활동 피크·구애·표면활동
이때는 하루 중 활동량·사회적 이벤트가 가장 풍부합니다. 수컷은 지느러미 과시·몸 흔들기 등 구애 행동을 보이고, 암컷을 짧게 추격하는 빈도가 늘어납니다. 구애가 과열되어 암컷이 지치면 숨기 행동이 증가하므로, 암컷 비율을 1수컷:2~3암컷로 유지하고 수초 밀도를 높여 회피 공간을 제공합니다.
- 저녁 소량 급여는 밤 사이 잔여물·암모니아를 줄이기 위해 최소화
- 조명 타이머로 규칙적 8–10시간 광주기 권장
- 쫓김 과도 시 구역 분리·개체수 조정

5) 야간(19:00–익일 06:00): 소등·정지·회복
소등 후 구피는 수면·중층의 유영 속도를 낮추고 수초·유목 근처에서 머무름이 늘어납니다. 완전한 수면과 달리 반응성은 유지하여 갑작스런 진동·빛에 놀라 도피할 수 있습니다. 야간 청소·유지보수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피하고, 필요 시 은은한 보조등으로 진행하세요.

6) 행동 분석: 구애·서열·영역성·학습
구애(display)
수컷은 꼬리지느러미를 넓게 펴고 몸을 흔들어 색을 과시합니다. 암컷이 회피하면 집요한 추격은 줄여야 합니다.
서열·영역
구피는 강한 영역성 어종은 아니나, 먹이·숨을 자리를 중심으로 미세한 우선권 다툼이 있습니다.
학습·기억
규칙적 급여·조명·관리 패턴에 조건형성이 일어나며, 특정 소리·그림자에 먹이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7) 먹이 관련 행동 신호와 급여 설계
허기 신호
- 수면 근처 집결, 상향 유영 빈도 증가
- 관리자 접근 시 따라오기 반응
과급 신호
- 배가 과도하게 불룩, 유영 둔화
- 바닥 사료 잔여물 방치, 수질 악화(탁도·암모니아 상승)
급여 팁
- 아침 소량·저녁 극소량 원칙(1~2분 완식)
- 단백·식물성 사료 주간 로테이션(소화·색상·번식 균형)
- 브라인쉬림프·미세분말은 치어에 제한적 제공

8) 스트레스·이상행동 체크리스트
신호 | 의미 | 즉각 조치 |
---|---|---|
꼬리 접힘·지느러미 찢김 | 스트레스/합사 압박/수질 문제 | 가해자 분리, 수초 밀도↑, 미세 환수 |
수면 부상·헐떡임 | 산소 부족/독성 질소 상승 | 에어레이션↑, 즉시 환수 30% |
바닥 웅크림·기댐 | 저체력/저온/질병 전조 | 온도 25–26℃ 유지, 관찰 격리 |
유리 치기·광폭 유영 | 놀람·환경 자극 과다 | 소음·반사광 차단, 배경지 부착 |
식욕 저하 | 수질/온도/질병·스트레스 | 수질 테스트, 미량·다회 유도 급여 |

9) 환경 요인별 패턴 변화(온도, 수질, 유속, 조명)
온도
24–26℃에서 활동·식욕·면역 균형이 양호합니다. 22℃ 이하 장기 노출 시 활동 저하, 28℃ 이상에서는 산소 용해도 감소로 헐떡임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수질
- 암모니아/아질산: 0 유지
- 질산: 10–20 mg/L 권장(환수로 관리)
- pH: 6.8–7.8 안정
- 경도(GH/KH): 중경도 선호
유속
완만한 흐름을 선호하나, 표면 산소 교환을 위해 스펀지필터나 약한 여과수 흐름을 유지합니다.
조명
8–10시간 규칙적 광주기. 갑작스런 점등·소등 대신 타이머나 점등 전 주변 채광으로 놀람 감소.

10) 관찰·기록 템플릿(표) & 주간 루틴
일일 관찰표(예시)
시간 | 관찰 포인트 | 기록 | 조치 |
---|---|---|---|
07:30 | 점등 후 탐색, 첫 급여 반응 | 군영 형성, 1분 내 완식 | 잔여물 점검 |
12:00 | 휴식/유영 균형 | 수초 주변 정지 자세 관찰 | 미세 환수 10% |
17:30 | 구애·추격 빈도 | 수컷 2회 과시, 암컷 회피 적음 | 저녁 극소량 급여 |
22:00 | 소등 후 안정 | 수초 근처 머무름 | 소음·진동 최소화 |
주간 루틴(간단 버전)
- 월·목: 20–30% 환수, 바닥 잔여물 제거
- 화·금: 전면 유리 클리닝, 장비 점검
- 수: 식단 로테이션(식물성 비중↑)
- 토: 수초 트리밍·숨기 공간 보강
- 일: 개체 컨디션 스크리닝·체중(눈대중) 확인

11) 자주 묻는 오해 Q&A
Q. 구피는 밤에도 먹이를 줘야 하나요?
A. 불필요합니다. 야간은 회복·정지 구간이므로 소등 후 급여는 잔여물과 수질 악화만 유발합니다.
Q. 아침마다 광폭 유영을 하는데 이상한가요?
A. 점등 직후 탐색과 기대 반응은 정상입니다. 단, 벽 치기·과도한 충돌은 반사광·소음 문제를 점검하세요.
Q. 암컷이 계속 숨는데요?
A. 구애·추격 과열 가능성이 큽니다. 암컷 비율을 높이고 수초 밀도를 강화하세요.
마무리 요약
구피의 일과는 규칙적 광주기와 소량·다회 급여, 여유 있는 숨기 공간에 의해 안정됩니다. 아침의 탐색과 식욕, 낮의 휴식·사회성, 저녁의 구애 피크, 밤의 정지·회복을 이해하면 색감·번식·수명이 모두 좋아집니다. 오늘부터 관찰–기록–미세 조정 루틴으로 당신의 수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