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는 예쁘고 번식도 잘 되는 대표적인 입문 열대어라서, 많은 분들이 “물만 받아놓고 구피만 넣으면” 되는 줄 알고 시작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본 장비 세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며칠 만에 구피가 하나둘씩 죽어 나가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이 글에서는 구피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수조 필수 장비 5가지를 초보자 기준으로 차근차근 정리했습니다. 어떤 역할을 하는 장비인지,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 설치할 때 주의할 점까지 설명해 드릴게요.
구피 수조 필수 장비 5가지 한눈에 보기
- 어항(수조) & 안정적인 받침대
- 여과기(필터 시스템)
- 히터(수온 유지 장치)
- 조명(광합성과 관상용)
- 수질 관리 도구(온도계, 테스트 키트, 사이펀 등)
이 다섯 가지만 제대로 갖추고, 주기적인 물갈이와 급여 관리만 해도 대부분의 구피 사육 문제는 크게 줄어듭니다. 이제 한 가지씩 자세히 살펴볼게요.
1. 어항(수조) & 안정적인 받침대
1) 왜 구피에게도 “넉넉한” 어항이 필요할까?
구피는 작고 귀여운 물고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은 플라스틱 통이나 구멍 뚫린 유리병에서 키워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항의 크기는 곧 물의 양이고, 물의 양은 곧 수질 안정성입니다. 물이 적을수록 온도와 수질이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에, 초보자가 실패하기 딱 좋죠.
2) 구피용 어항 추천 크기 기준
- 최소 크기: 30cm 이상(약 20L 전후) – 정말 최소한의 기준
- 초보자 추천: 45cm 이상(약 30L 이상) – 수질이 훨씬 안정적
- 여유 있다면: 60cm 이상 – 번식, 수초, 다른 어종과 합사까지 고려 가능
물고기 수는 어항 크기와 여과 능력에 따라 달라지지만, 초보자라면 “생각보다 적게” 넣는 게 안전합니다. 구피는 번식이 잘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많이 들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수가 불어납니다.
3) 받침대 선택 시 꼭 확인할 점
- 수평 유지: 어항 아래가 기울어지면 유리 어항이 뒤틀려 파손 위험이 커집니다.
- 하중 견딜 수 있는지: 60cm 어항은 물과 장비 포함 60kg 이상 나갈 수 있습니다.
- 습기와 물 튐 고려: 나무 선반을 쓸 경우, 물이 자주 튀면 휘거나 썩을 수 있음.
가능하면 전용 수조대나 단단한 철제 선반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작은 책상이나 흔들리는 테이블 위는 피하는 것이 좋아요.
2. 여과기(필터 시스템)
1) 여과기의 역할 – 물속 쓰레기를 대신 치워주는 장비
여과기는 어항 속의 배설물, 먹이 찌꺼기, 각종 유기물을 처리하는 가장 중요한 장비입니다. 겉으로 볼 때 물이 맑아 보여도, 실제로는 구피에게 해로운 암모니아, 아질산 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과기 속 여과재에는 유익균(박테리아)이 자리를 잡고, 이 독성 물질들을 비교적 안전한 형태인 질산염으로 바꿔줍니다. 그래서 여과기는 단순히 “물만 돌리는 장비”가 아니라, 구피의 생명을 지켜주는 필수 장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구피 수조에 자주 사용하는 여과기 종류
- 스펀지 여과기 – 저렴하고 조용하며 치어 사육에 특히 좋음
- 걸이식 여과기 – 어항 뒤에 걸어 사용하는 타입, 관리가 편리
- 외부 여과기/상면 여과기 – 수량이 많거나, 수초와 합사할 때 사용
초보자라면 스펀지 여과기 + 에어펌프, 혹은 걸이식 여과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여과 능력은 “수조 크기보다 약간 여유 있는 모델”을 선택하면 안정적입니다.
3) 여과기 설치와 관리 팁
- 여과기 끄지 않기: 밤에 소음 때문에 전원을 끄면, 여과 박테리아가 죽고 수질이 급격히 나빠집니다.
- 청소는 수돗물이 아닌 어항 물로: 여과재를 수돗물로 세게 씻으면 유익균이 거의 사라집니다.
- 유량 조절: 구피는 과한 물살을 부담스러워하므로, 너무 센 유량은 피합니다.
3. 히터(수온 유지 장치)
1) 왜 구피에게 히터가 중요할까?
구피는 열대어라서 보통 24~27℃ 정도의 온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생활합니다. 한국처럼 계절 변화가 큰 환경에서는, 특히 겨울이나 환절기에 실내 온도만으로는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수온이 20℃ 이하로 떨어지거나, 낮에는 26℃였다가 밤에는 20℃ 근처까지 떨어지는 식으로 온도 변동 폭이 크면, 구피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하얀 점, 지느러미 썩음, 갑작스러운 폐사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2) 히터 선택 기준
- 와트 수: 대략 20~30L당 50W 정도를 기본 기준으로 보고 선택
- 온도 조절 기능: 원하는 온도(예: 25℃)로 맞출 수 있는 제품이 편리
- 내구성과 방수: 항상 물속에 들어가는 제품이라 안전성이 중요
3) 히터 설치 시 주의할 점
- 항상 물 속에 잠긴 상태 유지: 일부 구간이라도 공기 중에 노출되면 파손 위험
- 전원 ON/OFF 시 주의: 물 밖에 꺼낸 상태에서 바로 전원 켜지 않기
- 여과기 물 흐름 근처 설치: 온도가 어항 전체로 골고루 퍼지도록
4. 조명(광합성과 관상용)
1) 조명이 꼭 필요한 이유
조명은 단순히 구피를 “예쁘게 보이게 하는 장비”가 아니라, 수초의 광합성과 구피의 생활 리듬에도 영향을 줍니다. 완전히 어두운 환경에서만 지내면, 구피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수초를 함께 키운다면, 적절한 광량의 조명이 있어야 수초가 건강하게 자라고, 산소 공급에도 도움을 줍니다. 또한 조명이 켜지고 꺼지는 규칙적인 패턴을 통해, 구피가 낮과 밤의 리듬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2) 조명 선택 시 체크 포인트
- 수조 길이에 맞는 길이 – 30cm, 45cm, 60cm 등
- 수초 유무 – 수초가 많다면, 수초용 LED 조명이나 밝기가 충분한 제품
- 타이머 사용 – 하루 6~8시간 정도 일정하게 켜지도록 설정하면 편리
3) 조명 사용 팁
- 24시간 내내 켜두지 않기: 조명을 계속 켜 두면 조류(녹조, 이끼) 폭발 위험
- 어두운 밤에 갑자기 조명 On/Off 피하기: 갑작스러운 강한 빛 변화는 구피에게 스트레스
- 자연광과 병행하되 직사광선은 피하기 – 온도 상승과 이끼 폭증 위험
5. 수질 관리 도구(온도계, 테스트 키트, 사이펀 등)
1) 수질 관리는 “감”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
많은 초보자들이 “물 맑은데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구피가 쓰러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수질은 눈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측정 도구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2) 있으면 좋은 기본 도구들
- 온도계 – 히터 설정 온도와 실제 수온이 일치하는지 확인
- 수질 테스트 키트 – pH, 암모니아, 아질산, 질산염 등을 측정
- 사이펀/청소 호스 – 바닥재 위의 배설물, 먹이 찌꺼기 제거 & 부분 물갈이
- 물갈이용 양동이/전용 통 – 수조용과 다른 용도로 섞어 쓰지 않는 것이 안전
3) 부분 물갈이와 청소의 기본
- 주기: 보통 1주일에 1회, 전체 물의 20~30% 정도 교체
- 방법: 사이펀으로 바닥 찌꺼기와 함께 물을 빼고, 온도 맞춘 새 물을 천천히 주입
- 세제 사용 금지: 수조, 양동이, 호스는 세제를 사용하지 않음
이런 도구들을 구비해 두면, 구피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가 이상한지”를 숫자로 확인하면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FAQ)
Q1. 에어펌프(산소기)는 필수인가요?
반드시 “모든 수조에 무조건 필수”는 아니지만, 스펀지 여과기를 사용하거나, 수면 교반이 부족한 어항이라면 에어펌프가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여름철 고온기에는 산소 용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에어레이션을 추가하면 구피들이 훨씬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어요.
Q2. 장비 없이 그냥 어항과 구피만 넣으면 안 되나요?
아주 큰 양동이 수준의 물에, 아주 소량의 구피만 넣고 자주 물을 갈아주는 “임시 보관”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장기간 사육을 생각한다면 여과기와 히터 정도는 최소한 꼭 필요합니다. 장비를 아끼려다가 구피가 계속 죽어나가면, 결국 더 큰 비용과 스트레스를 지게 됩니다.
Q3. 필수 장비만 갖추면 물갈이 자주 안 해도 되나요?
여과기와 히터를 잘 세팅해 두면 확실히 수질이 더 오래 안정되지만, 그래도 정기적인 부분 물갈이는 필수입니다. 여과기가 처리하지 못하는 질산염, 각종 축적 물질을 제거하려면, 결국 물을 빼고 새 물을 넣어주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마무리 – 장비를 갖추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보험”입니다
구피 수조의 필수 장비 5가지를 다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넉넉한 크기의 어항과 튼튼한 수조대
- 안정적인 여과기 – 스펀지, 걸이식, 상면/외부 여과기 등
- 온도 변화를 막아줄 히터
- 구피와 수초를 밝게 비춰 줄 조명
- 수질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관리 도구
이 다섯 가지를 제대로 갖추고 시작하면, 구피는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잘 버티는 물고기입니다. 처음 시작이 조금 번거롭고 비용이 들어도, 장비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한 번 제대로 세팅해 두면, 구피도 건강하고, 구경하는 사람도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이제 구피 수조 필수 장비를 하나씩 체크해 보면서, 내 수조에 무엇이 빠져 있는지 점검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