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구피를 키우는 분들이 가장 많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수조 세팅 순서와 물잡이(질소 사이클)입니다. 물만 넣고 구피를 입수하면 되는 줄 알았다가, 하루 만에 폐사하는 상황을 겪고 나서야 물잡이의 중요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1. 구피 수조 세팅 전 준비물 체크리스트
수조 세팅은 준비물이 갖춰져 있어야 중간에 끊기지 않고 완성됩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차근차근 확인해 주세요.
1-1. 필수 장비
- 수조 (30큐브 ~ 60cm 추천)
- 여과기 (스펀지 여과기 / 걸이식 / 측면여과기 등)
- 히터 (24–27℃ 유지용)
- 조명 (LED 권장)
- 바닥재 (사질, 흑사, 자갈 등)
- 수초 또는 장식품
- 염소 중화제(컨디셔너)
- 박테리아제 (선택이지만 물잡이 시간 단축 효과)
1-2. 관리 도구
- 어항 전용 어망
- 사이펀 호스(부분 환수용)
- 수온계
- 수질 테스트 키트(암모니아·아질산)
2. 수조 위치 선정 — 실패 없는 자리 고르는 법
수조 위치는 잘못 정하면 이후 구피 건강과 관리 난이도에 직결됩니다.
피해야 할 위치
- 직사광선이 강한 창가 — 이끼 폭발 원인
- 에어컨·난방기 바람이 직접 닿는 곳 — 온도 급변
- 진동이 심한 곳 — 구피 스트레스 증가
- 약한 책상 — 물이 들어가면 무게가 40~80kg까지 증가
좋은 자리의 조건
- 하루 내내 온도 변화가 적다
- 간접 자연광이 들어온다
- 콘센트와 가까워 배선 정리가 쉽다
- 바닥이 튼튼하고 수평
수조 바닥에는 수조용 받침대·패드·요가매트 등을 깔아 미세 충격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3. 바닥재·수초·장식 세팅 순서
3-1. 바닥재 세척
바닥재는 반드시 깨끗하게 씻어야 합니다. 흙탕물이 거의 나오지 않을 때까지 여러 번 헹구어 주세요.
3-2. 바닥재 깔기
앞쪽은 얇게, 뒤쪽은 두껍게 깔아 뒤쪽이 높은 경사(슬로프)를 만들어 주면 수초 심기와 관리가 더 쉽습니다.
3-3. 장식 및 수초 배치
- 돌과 유목은 먼저 큰 것부터 배치
- 수초는 밝은 부분 중심으로 심기
- 유목에는 활착 수초를 실이나 접착제로 고정
4. 여과기·히터·조명 설치
4-1. 여과기 설치
- 스펀지 여과기는 뒤쪽 구석에 설치
- 기포가 수면 위에서 부드럽게 터지는 높이가 가장 효율적
- 걸이식 여과기는 흡입구가 바닥재에 닿지 않도록 조절
4-2. 히터 설치
히터는 반드시 물속에 완전히 잠긴 뒤 전원을 연결해야 합니다.
4-3. 조명 설치
구피와 수초 기준 하루 6~8시간 점등이 적당합니다. 처음에는 짧게 시작하고 이끼 양을 보면서 조절합니다.
5. 물 채우기 · 염소 중화 · 온도 안정
5-1. 물 채우는 요령
접시·봉지 등을 바닥에 올리고 그 위로 물을 부으면 바닥재가 흩어지지 않습니다.
5-2. 염소 중화제 투입
수돗물에는 염소가 있으므로 중화제는 필수입니다. 설명서 용량대로 정확히 넣어 주세요.
5-3. 온도 맞추기
히터를 켜고 수온이 25℃ 정도로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최소 몇 시간 동안 안정 상태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6. 물잡이(질소 사이클) 개념 완전 이해
물잡이는 구피 사육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과정입니다. 물잡이란, 여과기 안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정착하여 암모니아 → 아질산 → 질산염으로 독성을 낮춰주는 순환 체계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독성 변화 흐름
- 암모니아(NH3): 가장 독성 강함
- 아질산(NO2-): 여전히 독성 있음
- 질산염(NO3-): 비교적 안전, 물갈이로 관리
이 사이클이 완성돼야 “물이 잡혔다”고 할 수 있습니다.
7. 실제 물잡이 진행 방법 (초보자용 단계별)
방법 ① 소량 사료 물잡이
- 사료를 아주 소량 넣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를 발생시킴
- 박테리아가 암모니아를 먹고 증가하기 시작
- 2주 이상 여과기만 돌리며 안정화
방법 ② 박테리아제 물잡이
박테리아제는 물잡이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편리한 방식입니다.
방법 ③ 성숙한 여과재 나누기
이미 돌고 있는 어항의 여과재 일부를 새 수조에 넣어 빠르게 사이클을 정착시키는 방법입니다.
중요: 물이 맑아 보인다고 물잡이가 끝난 것이 아님!
8. 물잡이 진행 상황 체크 방법
눈으로 보이는 변화
- 초기: 우윳빛 뿌연 현상
- 중기: 점차 맑아짐
- 악취 발생 시: 사료 과투입 → 부분 환수
테스트 키트 활용
암모니아 0, 아질산 0 근처이며 질산염만 상승하는 상태가 되면 비로소 구피 입수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9. 구피 입수 절차 (가장 중요한 단계!)
9-1. 첫 입수는 소량부터
초기에는 전체 수조의 30~50% 개체만 입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9-2. 온도 적응
- 구피가 든 봉투를 수면에 띄워 15~20분 유지
- 봉투 속 온도와 수조 온도가 서서히 같아짐
9-3. 물 섞어 적응
- 수조 물을 소량씩 봉투에 넣어 수질 적응
- 여러 번 반복하여 수질 차이를 최소화
- 어망으로 구피만 들어가게 이동
입수 후 하루는 먹이를 아주 소량만 주거나 아예 주지 않아도 됩니다.
10.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 예방 팁
흔한 실수
- 세팅 당일 바로 구피 입수
- 여과기를 밤에 끄는 행동
- 과도한 먹이 급여
- 한 번에 많은 구피 추가
- 스펀지 여과기를 수돗물로 세척
예방 팁
- 일주일 1회 20~30% 부분 환수
- 먹이는 1~2분 내 먹을 양만 제공
- 격리 어항을 활용해 새 구피 추가 시 질병 예방
정석적인 세팅과 올바른 물잡이만 잘 지켜도 구피 사육 성공률이 3배 이상 높아집니다. 오늘 알려드린 순서를 그대로 따라 하시면 초보자도 건강한 구피 수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