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 수조를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깨끗하게 보이게” 하는 청소가 아니라, 수질(암모니아→아질산→질산) 흐름을 깨뜨리지 않는 관리가 핵심입니다. 무작정 바닥재를 싹 씻거나 여과기를 박박 세척하면 잠깐은 반짝하지만, 며칠 뒤 물이 뿌옇게 뜨고 구피가 힘이 없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이 글은 구피 수조에 맞는 청소 주기를 “하루/주간/격주/월간”으로 정리하고, 물갈이 + 바닥청소 + 여과기 관리를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끝까지 따라 하면 “과청소” 없이도 냄새·이끼·백탁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1) 구피 수조 청소의 기본 원리: ‘박멸’이 아니라 ‘균형’
- 청소의 목적: 오염물(찌꺼기/배설물/부유물)을 줄이고, 질산염 축적을 완화
-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여과재를 수돗물로 세척, 바닥재 전량 세척, 물을 한 번에 70% 이상 교체
- 왜?: 여과기/바닥에 자리 잡은 유익균이 무너지면 암모니아·아질산이 급등할 수 있음
2) 구피 수조 청소 주기 한눈에 보기(초보용 ‘안전’ 기준)
아래 주기는 “대부분의 가정용 구피 수조”에서 무리 없는 범용 기준입니다. 단, 사육 마릿수·수조 크기·여과기 성능·수초량에 따라 앞당기거나 늘릴 수 있어요.
✅ 매일(1~3분)
- 먹이 잔여물/죽은 개체 즉시 제거
- 구피 상태 체크: 지느러미 오므림, 호흡 급함, 바닥에 처짐, 몸색 창백
- 여과기/에어 상태: 물살, 소음, 기포량 급감 여부
✅ 주 1회(기본 권장)
- 부분 물갈이 20~30%
- 바닥 표면의 가벼운 오염만 사이펀으로 제거(“깊게 파헤치지 않기”)
- 전면 유리의 얇은 이끼만 스펀지로 가볍게 제거
✅ 2주~4주(상황 따라)
- 여과기 프리필터/스펀지(또는 흡입구 스펀지) 세척
- 필터 유량 저하/수면 유막 심해짐/물비린내 증가 시 점검
✅ 1~3개월
- 여과기 내부(스펀지·여과솜·세라믹) 점검 후 “부분 세척”
- 호스·임펠러 청소(유량/소음 개선 목적)
3) 청소 주기를 바꾸는 6가지 변수(우리집 수조에 맞게 조정)
- 수조 크기: 작을수록 오염 변화가 빨라서 물갈이 주기를 짧게
- 사육 밀도: 마릿수 많을수록 배설물/암모니아 발생 증가 → 주기 단축
- 여과기 성능: 여과가 약하면 백탁·냄새가 빨리 생김
- 먹이량: 과급여는 청소 주기를 망치는 1순위
- 수초량: 수초가 많으면 질산염을 소비해 안정적이지만, 죽은 잎/부유물이 쌓이기도 함
- 바닥재 종류: 자갈은 찌꺼기가 사이로 들어가고, 모래는 표면에 쌓임(청소 방식 다름)
4) 물갈이(부분 환수) 제대로 하는 법: 구피가 안 놀라는 순서
구피 수조 관리에서 가장 효과적인 작업은 “대청소”가 아니라 정기적인 부분 물갈이입니다. 아래 순서대로 하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Step 1. 준비물
- 사이펀(바닥청소 겸용), 양동이(수조 전용)
- 온도계(또는 손으로 대충 맞추는 것보다 훨씬 안전)
- 수돗물 염소 제거제(정수/숙성 대신 가장 확실한 방법)
- 어항 유리용 스펀지(세제 금지)
Step 2. 새 물 준비(가장 중요한 포인트)
- 온도 맞추기: 기존 수온과 새 물의 온도 차를 크게 만들지 않기
- 염소 제거: 수돗물은 바로 넣지 말고, 염소 제거제를 규정량 사용
- 급격한 수질 변화 피하기: 한 번에 너무 많이 갈지 않기(보통 20~30% 권장)
Step 3. 사이펀으로 “표면만” 바닥 청소하며 물 빼기
- 찌꺼기가 보이는 구역 위주로 천천히 흡입
- 바닥재를 깊게 뒤집거나 전체를 휘젓지 않기
- 수초 뿌리 주변은 살살(뿌리 손상/부유물 급증 방지)
Step 4. 새 물을 천천히 주입
- 급류가 생기지 않게 접시/비닐/스펀지 위로 부어 완충
- 구피가 수면에서 허둥대면 속도를 더 줄이기
5) 여과기 청소 요령: “세척”이 아니라 “헹굼”
여과기는 구피 수조의 심장입니다. 그런데 많은 초보가 여과재를 수돗물로 씻어 유익균을 한 번에 날려 문제를 키웁니다.
✅ 여과기 청소 주기(증상 기반)
- 유량이 줄었을 때: 프리필터/스펀지부터 확인
- 소음이 커졌을 때: 임펠러/축 오염 가능성
- 물비린내·백탁: 과급여/과밀 + 여과 불균형 가능성
✅ 안전한 세척 방법(핵심)
- 물갈이로 빼낸 수조 물에 여과 스펀지를 “조물조물” 헹굼
- 여과솜은 막히면 교체하되, 한 번에 모든 여과재를 새것으로 바꾸지 않기
- 세라믹/바이오링은 자주 건드리지 말고, 정말 막혔을 때만 아주 가볍게 헹굼
6) 유리/장식물/바닥재 청소: 어디까지 해야 할까?
유리면 이끼
- 얇은 녹색 이끼: 스펀지로 가볍게
- 갈색 규조류: 초기에 흔함(과도한 조명/규산염/초기 수조), 물갈이 + 조명 시간 조절로 완화
- 면도날/금속 도구 사용 시 스크래치 주의
장식물/유목
- 청소는 “필요할 때만” (너무 자주 꺼내면 부유물 폭증)
- 세제/비누 절대 금지
- 이끼가 심하면 수조 물에 담가 솔로 살살 문질러 제거
바닥재
- 자갈: 찌꺼기가 사이로 들어가므로 사이펀을 살짝 꽂아 흡입(전체를 뒤집지 않기)
- 모래: 표면 위 찌꺼기만 빨아들이고 모래는 되도록 같이 빨아들이지 않기(사이펀 높이 조절)
7) 청소 후 문제가 생겼을 때(실전 트러블슈팅)
① 물이 갑자기 뿌옇다(백탁)
- 원인: 과청소로 균형 붕괴, 바닥 휘젓기, 여과력 부족, 먹이 과다
- 대처: 추가 대청소 금지 → 2~3일 간격으로 15~20% 소량 환수 + 급여량 절반
- 체크: 암모니아/아질산 테스트 가능하면 측정(상승 시 더 자주 소량 환수)
② 냄새가 난다
- 원인: 바닥에 유기물 축적, 여과기 막힘, 죽은 개체 방치, 먹이 과다
- 대처: 프리필터/스펀지 헹굼 + 바닥 표면 청소 + 주 1회 환수 유지
③ 구피가 수면에서 숨을 헐떡인다
- 가능 원인: 산소 부족(수면 유막/여과기 유량 저하), 아질산 문제
- 대처: 수면 흔들림 늘리기(출수 방향 조절), 에어레이션 추가, 소량 환수
- 주의: 증상이 심하면 먹이 중단 후 안정화부터
8) 초보를 위한 ‘구피 수조 청소 체크리스트’
- [ ] 주 1회 20~30% 부분 물갈이를 했는가?
- [ ] 사이펀으로 바닥을 “깊게” 파지 않고 표면만 정리했는가?
- [ ] 여과재를 수돗물로 씻지 않았는가?
- [ ] 먹이량이 1~2분 내 먹을 정도로 과하지 않은가?
- [ ] 조명 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가(이끼 증가 원인)?
- [ ] 유량이 줄면 프리필터부터 먼저 청소했는가?
9) 마무리: ‘규칙적인 소량 관리’가 가장 강력하다
구피 수조는 한 번에 싹 청소하는 방식보다, 작게, 규칙적으로 관리할 때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물을 맑게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대청소를 하면 오히려 수질이 흔들릴 수 있어요.
오늘부터는 주 1회 20~30% 환수 + 표면 바닥 청소만 꾸준히 해보세요. 냄새·이끼·백탁이 눈에 띄게 줄고, 구피 컨디션도 훨씬 안정적으로 바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