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는 “강한 물고기”로 알려져 있지만, 수조 환경이 조금만 흔들려도 갑작스런 폐사나 지속적인 번식 실패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문제가 생긴 뒤”에야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구피 수조에서 자주 발생하는 대표 위험 요소를 한 번에 정리하고, 바로 적용 가능한 예방책(루틴/도구/점검법)을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1. 수질(암모니아/아질산) 급상승: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위험
구피 수조 사고의 1순위는 “갑자기 물이 나빠지는 것”입니다. 특히 암모니아(NH3/NH4+)와 아질산(NO2-)은 어류의 아가미를 손상시키고 산소 교환을 방해해 짧은 시간 안에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외관상 물이 맑아도, 내부적으로 독성 수치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합니다.
대표 원인
- 과밀 사육: 개체 수가 많을수록 배설물·먹이 잔여물이 빠르게 누적
- 과다 급여: “조금 더”가 매일 쌓여 독성으로 돌아옴
- 여과력 부족: 박테리아가 정착할 공간(여과재)이 부족하거나, 여과기가 너무 약함
- 여과재/스펀지 과세척: 유익균까지 씻겨 나가 수조가 ‘리셋’되는 상황
- 신규 입수 후 급격한 생물량 증가: 물잡이(사이클) 안정 전에 물고기부터 늘어남
예방책(핵심 루틴)
- 테스트 습관: 초보는 “문제 생겼을 때”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측정해야 합니다. (암모니아/아질산/질산)
- 급여량 기준: 1~2분 내 먹는 양만. 바닥에 떨어진 잔여물은 즉시 제거
- 여과 안정: 여과재는 “깨끗이”가 아니라 수조물에 살살 헹구기 수준으로 관리
- 부분 환수: 독성 의심 시에는 즉시 부분 환수(예: 20~40%) + 바닥 청소 병행
- 과밀 방지: 번식이 쉬운 구피 특성상, “처음엔 괜찮아 보이던 수조”가 금방 과밀이 됩니다.
2. 수온 급변 & 히터 사고: 겨울·환절기 폐사의 숨은 주범
구피는 적정 수온 범위에서 잘 버티지만, 수온이 짧은 시간에 크게 변하면 면역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또한 히터는 편리한 만큼 오작동(과열), 물갈이 중 작동, 드립루프 미설치로 감전 위험 같은 “사고형 리스크”가 있습니다.
대표 위험 시나리오
- 밤새 방이 차가워져 수온 하강 → 다음 날 아침 활력 저하
- 차가운 물로 한 번에 많이 환수 → 온도 스트레스
- 히터를 켠 채로 물갈이 → 히터 노출/과열 가능성
- 전원선이 물을 타고 콘센트로 흐르는 환경(드립루프 없음)
예방책(안전 우선)
- 온도 측정: 수조 온도계는 기본, 가능하면 실내 온도도 함께 체크
- 환수 온도 맞추기: 새 물은 수조와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미지근하게 맞추는 습관)
- 히터 OFF 후 작업: 물갈이 전 히터 전원을 끄고, 잠시 후에 작업
- 드립루프: 전원선은 반드시 아래로 ‘고리’를 만들어 물이 콘센트로 타고 가지 않게 구성
- 히터 용량/품질: 과도하게 작은 히터는 과열 가능성이 있고, 너무 큰 히터도 조절 실패 시 위험
3. 산소 부족 & 수면 교환 문제: “물고기가 숨을 헐떡이면 이미 늦었다”
구피는 산소 요구량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수조에서는 산소 부족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여름철 고온, 과밀, 유기물(똥/먹이) 누적이 겹치면 물속 산소가 급감할 수 있습니다. 수면에서 헐떡거림이 보인다면 “원인 제거 + 즉각 조치”가 필요합니다.
대표 원인
- 수온 상승: 물이 따뜻할수록 용존산소량이 줄어듭니다
- 수면 교환 부족: 물결이 거의 없는 잔잔한 수면
- 유기물 과다: 박테리아 분해 과정에서 산소 소모
- 과밀: 물고기 호흡량 증가
예방책
- 수면 흔들림 확보: 여과기 출수 방향으로 수면에 가벼운 파동 만들기
- 여과기 점검: 거품/유량이 약해졌다면 스펀지 막힘, 임펠러 오염을 의심
- 여름 대비: 고온기에는 과밀/과다급여를 특히 줄이고, 필요 시 에어레이션 강화
- 급작스런 이상 징후 시: 즉시 환기/에어/부분 환수로 응급 대응
4. 질병(흰점/곰팡이/지느러미 썩음) & 전염: 예방이 치료보다 싸다
수조 질병은 “병원체가 있어서”라기보다, 대부분 스트레스 + 면역 저하 + 수질 흔들림이 합쳐져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구피는 개체가 많아지기 쉬워 전염 속도가 빠릅니다.
초기 징후(빨리 알아채는 것이 핵심)
- 밥을 잘 안 먹거나 먹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짐
- 몸을 어딘가에 비비는 행동(플래싱)
- 지느러미가 오그라들고 활력이 떨어짐
- 흰 점, 솜털 같은 곰팡이, 상처 부위 충혈
예방책
- 신규 개체 격리: 가능하면 “격리 수조(최소 1~2주)” 후 합사
- 도구 분리: 뜰채/호스/스펀지는 공유하면 전염 위험 증가
- 스트레스 줄이기: 은신처(수초/장식) + 과밀 방지 + 수온 안정
- 수질 유지: 질병 예방의 절반은 수질 관리입니다
5. 먹이·과식·오염: “잘 먹는 것”이 항상 좋은 신호는 아니다
구피는 식욕이 좋아서 초보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먹이입니다. 먹이는 영양이지만, 동시에 수조 오염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특히 번식이 활발한 수조에서는 “먹이 더 주면 더 잘 클 것” 같은 기대가 오히려 사고를 부릅니다.
위험 신호
- 바닥에 먹이가 남아 있다
- 스펀지/바닥재에 찌꺼기가 빠르게 쌓인다
- 수면에 기름막/냄새가 난다
- 환수 직후 금방 물이 탁해진다
예방책
- 급여량: “조금 부족한 듯”이 가장 안전
- 급여 횟수: 성어는 하루 1~2회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음(수조 상태에 맞춤)
- 잔여물 제거: 바닥에 떨어진 것은 사이펀/뜰채로 즉시 제거
- 사료 보관: 습기/고온은 산패를 부르고, 산패 사료는 건강에 악영향
6. 장비 고장(여과기 멈춤/에어 멈춤/정전): “하룻밤 사이”가 무섭다
수조는 24시간 돌아가는 작은 생태계라서, 장비가 멈추면 위험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특히 여과기가 멈추면 산소 공급과 수질 정화가 동시에 약해지고, 오염이 쌓인 수조일수록 더 빠르게 악화됩니다.
예방책
- 주 1회 점검: 유량/소리/기포량 변화는 “고장 전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임펠러 청소: 여과기 소리가 커지거나 유량이 떨어지면 분해 청소
- 정전 대비: 여름·겨울 극단기에는 배터리 에어펌프/예비 여과기 준비도 고려
- 멀티탭 안전: 물튀김 방지, 드립루프, 과부하 방지
7. 화학물질/오염원 유입: 세제·방향제·살충제는 수조에 치명적
“수조 근처에서 뿌린 스프레이” 한 번이 대형 사고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피는 물속 오염에 민감하고, 특히 지느러미/아가미가 직접 노출됩니다. 세제, 향수, 방향제, 살충제, 담배 연기, 페인트 냄새 등은 수조에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방책
- 수조 주변에서는 분사형 제품 사용 금지(살충제/방향제/헤어스프레이 등)
- 손 세정제/비누 사용 후에는 충분히 헹군 뒤 수조 작업
- 유리 닦을 때도 수조 전용 도구 사용(가정용 세정제 금지)
- 새 장식/새 제품은 충분히 헹구고 안정 후 투입
8. 초보자가 바로 쓰는 “사고 예방” 일상 체크리스트
위험 요소를 모두 외우기 어렵다면, 아래 체크리스트만 습관화해도 사고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핵심은 “매일 조금씩” 확인하고, 이상 신호를 빨리 잡는 것입니다.
매일(1분)
- 구피가 평소처럼 헤엄치는지, 숨이 가쁘지 않은지
- 수면에서 헐떡이거나 구석에 멈춰 있지 않은지
- 여과기/에어 소리와 유량이 평소와 같은지
주 1회(10~20분)
- 부분 환수 + 바닥재 표면 찌꺼기 제거
- 테스트(특히 수조가 불안정하다고 느끼면 아질산/질산 확인)
- 유량 저하 시 스펀지/임펠러 점검
월 1회(상태 따라)
- 여과재는 “교체”보다 “가볍게 헹굼” 중심으로
- 수조 배선/멀티탭/드립루프 안전 점검
- 과밀 여부 점검(치어 증가 체크)
9. 자주 묻는 상황별 응급 대응(간단 요약)
상황 A) 물고기가 수면에서 헐떡인다
- 즉시 에어/수면 흔들림 강화
- 부분 환수(온도 맞춰서)
- 과밀·과다급여·여과기 정지 여부 점검
상황 B) 하루 사이에 연속 폐사가 발생한다
- 암모니아/아질산 테스트 우선
- 환수 + 바닥 청소 + 먹이 중단(하루 정도)
- 새로 넣은 약/장식/세제 오염 가능성 점검
상황 C) 지느러미가 찢어지거나 하얗게 변한다
- 수질 안정이 1순위(환수/여과 점검)
- 과밀이면 분리, 공격성/스트레스 요인 제거
- 증상이 확산되면 격리 수조 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