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를 키우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수조 물이 뿌옇게 흐려지거나, 초록빛으로 변하거나, 바닥재 먼지가 떠다니는 것처럼 탁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탁수”는 단순히 보기만 나쁜 문제가 아니라, 수질 악화(암모니아/아질산 상승), 산소 부족, 스트레스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원인 진단 → 맞춤 조치 → 재발 방지 루틴 순서로 차근차근 해결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이 글은 구피 수조에서 가장 흔한 탁수를 ① 백탁(우윳빛) ② 녹수(초록빛) ③ 분진 탁수(바닥재 먼지)로 나누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응급처치와 “탁수 반복을 멈추는 관리법”까지 정리합니다.
0) 먼저 1분 진단: 내 탁수는 어떤 유형일까?
탁수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작정 물갈이”가 아니라 유형을 먼저 맞추는 것입니다. 아래 체크로 빠르게 구분하세요.
- 백탁(우윳빛/흰 뿌연 물): 새 수조/물잡이 중, 과급여, 과밀, 여과 약함, 바닥 찌꺼기 증가 후 자주 발생
- 녹수(초록빛/초록 안개): 조명 강함+점등 시간 김, 창가 직사광, 영양염(질산·인산) 축적 시 발생
- 분진 탁수(먼지/모래 가루): 바닥재 세척 부족, 청소 중 바닥재가 떠오름, 미세 물리여과 부족 시 발생
그리고 아래 증상이 함께 있다면 “응급 대응”을 더 서둘러야 합니다.
- 구피가 수면에서 헐떡이거나 숨이 가빠 보임(산소 부족/아질산 문제 가능)
- 물에서 비린내·썩는 냄새가 갑자기 강해짐(유기물 과다 가능)
- 바닥에 먹이 찌꺼기가 남아 있음(과급여 가능)
- 여과기 유량이 눈에 띄게 약해짐(막힘/임펠러 오염 가능)
1) 공통 응급처치: “지금 당장” 3가지만 먼저 하세요
원인이 무엇이든, 탁수가 심해졌을 때는 아래 3가지를 먼저 하면 안전장치가 됩니다. 단, 이 3가지만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다음 장에서 원인별 처치로 이어가야 재발이 줄어듭니다.
- 먹이 급여를 24시간 중단
탁수의 큰 원인은 유기물(먹이·배설물)입니다. 단 하루만 멈춰도 수조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 부분 물갈이 20~30%
한 번에 50% 이상 과한 물갈이는 오히려 밸런스를 흔들 수 있어요. 하루 1회 20~30%가 안전합니다. - 산소 공급(에어레이션) 강화
탁수 상황에서는 산소 소모가 늘거나, 아질산 문제로 호흡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출수로 수면을 흔들거나 에어를 보강하세요.
2) 유형 ① 백탁(우윳빛 뿌연 물) 해결법
백탁은 “나쁜 세균”이라기보다, 대개 유기물 증가(과급여/과밀/바닥 찌꺼기) 또는 여과 박테리아 밸런스 흔들림으로 인해 물속 미생물이 급증하면서 발생합니다. 특히 새 수조(물잡이 미완성)에서 흔하고, 기존 수조라도 먹이를 갑자기 많이 주거나 개체 수가 늘면 쉽게 나타납니다.
2-1) 백탁일 때 바로 효과 보는 5단계
- 급여 48시간까지 중단(상태 보고)
구피는 단기 절식에 비교적 강합니다. 먹이 투입을 끊는 게 가장 빠른 안정화입니다. - 부분 물갈이 20~30%를 2~3일 연속
하루에 조금씩 바꾸며 탁도와 냄새 변화를 봅니다. “한 방에 크게”보다 “조금씩 여러 번”이 안정적입니다. - 물리여과 보강: 필터솜(화이트솜) 추가
백탁은 미세 입자처럼 보이기도 하므로, 여과기 마지막 단계에 필터솜을 추가해 부유물을 잡아줍니다. 단, 기존 생물여과재(세라믹 등)를 전부 교체하면 더 악화될 수 있어요. - 산소 보강(에어/수면파동)
미생물 활동이 늘면 산소 소모가 증가합니다. 수면에서 헐떡이면 즉시 보강하세요. - 바닥 청소는 ‘살짝’
깊게 뒤집으면 오염이 더 풀릴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찌꺼기만 살짝 제거하세요.
2-2) 백탁이 반복된다면: 원인 4가지를 고쳐야 끝납니다
- 과급여: “30초~1분 안에 먹는 양”으로 줄이기. 바닥에 남으면 이미 많습니다.
- 과밀: 구피는 번식이 쉬워 금방 과밀이 됩니다. 치어 분리/분양/수조 분산이 탁수 예방의 핵심입니다.
- 여과력 부족: 스펀지여과기만으로 부족하면 보조여과(걸이식/외부/상면)로 “물리+생물여과”를 강화합니다.
- 여과재 청소 실수: 수돗물에 빡빡 씻으면 박테리아가 급감해 백탁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어항 물로 살살 헹구기가 원칙입니다.
3) 유형 ② 녹수(초록빛 탁수) 해결법
물이 “초록빛 안개”처럼 변하고, 유리면에 조류가 빨리 끼며, 조명을 켜면 더 진하게 보인다면 녹수 가능성이 큽니다. 녹수는 대부분 빛(조명/직사광) + 영양염(질산·인산) + 시간 조합으로 생깁니다. 물갈이만으로는 잠깐 좋아졌다가 다시 재발하기 쉬우니, 반드시 “빛 관리”가 함께 들어가야 합니다.
3-1) 녹수 즉시 조치: 빠르게 효과 보는 순서
- 점등 시간 단축: 8시간 이상 켰다면 5~6시간으로 바로 줄이세요.
- 직사광 차단: 창가 직사광은 녹수의 지름길입니다. 커튼/블라인드로 차단하거나 위치를 조정하세요.
- 부분 물갈이 20~30%: 2~3일 간격으로 진행하며 녹색 농도를 관찰합니다.
- 필터솜 보강: 부유성 조류를 물리적으로 걸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막히면 교체/세척).
- 블랙아웃(선택): 2~3일 완전 암막. 산소는 유지하고, 이후 점등 시간을 반드시 줄여야 재발이 줄어듭니다.
3-2) 녹수 재발 방지: ‘조명 타이머’ 하나로 절반은 끝납니다
- 점등 시간 고정: 타이머/스마트플러그로 매일 일정하게(예: 오후 6~11시 5시간)
- 과급여 금지: 먹이 찌꺼기는 영양염으로 바뀌어 조류 먹이가 됩니다
- 주 1회 물갈이: 기본 20~30%. 과밀이면 2회로 나눠서
- 수초 활용(가능 시): 수초가 영양염을 흡수해 조류와 경쟁합니다
4) 유형 ③ 분진 탁수(바닥재 먼지/모래 가루) 해결법
세팅 직후나 청소 중 바닥재가 떠오르며 물이 뿌옇게 변하고, 시간이 지나도 잔먼지가 계속 부유한다면 분진 탁수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모래/소일/미세 바닥재는 세척이 부족하면 며칠간 탁수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핵심은 물리여과 강화 + 바닥재를 띄우지 않는 청소 방식입니다.
4-1) 분진 탁수 해결 4단계
- 필터솜(화이트솜) 추가: 미세 먼지를 가장 빨리 잡는 방법입니다.
- 유량 방향 조정: 바닥을 직접 때리는 출수는 분진을 계속 띄웁니다. 수면 쪽으로 흐르게 조정하세요.
- 부분 물갈이 10~20%: 한 번에 크게 갈면 다시 휘저어질 수 있어 “조금씩”이 좋습니다.
- 사이펀 청소 방식 교정: “깊게 박기”가 아니라 표면 위를 살짝 스치듯(호버링) 흡입합니다.
4-2) 바닥재 청소(사이펀)로 분진을 줄이는 핵심 요령
분진 탁수는 청소 중 “바닥재가 떠오르는 순간” 악화됩니다. 특히 모래는 한 번 떠오르면 미세 입자가 오래 부유할 수 있어요. 따라서 사이펀 끝을 바닥에 세게 누르기보다, 표면 바로 위를 살짝 띄워서 잔여물만 빨아들이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자갈이라도 잔먼지가 많으면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5) 탁수 해결을 망치는 대표 실수 7가지(꼭 피하세요)
- 대량 물갈이를 연속으로 해서 수조 밸런스를 계속 흔들기
- 여과재를 전부 새것으로 교체해 박테리아 기반을 날리기
- 먹이를 그대로 주면서 물갈이로만 해결하려 하기
- 직사광/장시간 점등을 유지한 채 녹수를 잡으려 하기
- 여과기 유량 저하(막힘/임펠러 오염)를 방치하기
- 청소하면서 바닥재를 계속 뒤집기 (분진/오염 재부유)
- 원인 진단 없이 약품부터 투입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
6) 재발 방지: 구피 수조 “탁수 없는” 주간 루틴(기본 템플릿)
6-1) 매일 1~2분
- 구피가 수면에서 헐떡이는지, 지느러미를 오므리는지 확인
- 먹이 잔여물이 바닥에 남는지 체크(남으면 다음 급여량 즉시 감소)
- 여과기 출수/에어가 평소보다 약해졌는지 확인
6-2) 주 1회 15~30분
- 부분 물갈이 20~30%(과밀이면 2회로 나눠도 좋음)
- 바닥 표면 찌꺼기만 가볍게 사이펀
- 필요 시 유리면 조류 제거
6-3) 2~4주 1회(상태 보고)
- 스펀지/프리필터는 어항 물로 가볍게 헹굼(수돗물 강세척 금지)
- 임펠러 주변 이물 확인(유량 저하가 잦다면 특히 체크)
이 루틴만 지켜도 탁수의 대부분은 “반복”이 크게 줄어듭니다. 특히 구피는 번식으로 과밀이 빨리 오기 때문에, 개체 수가 늘면 물갈이 주기/여과를 한 단계 상향해 주세요.
7) FAQ: 많이 하는 질문
Q1. 탁수인데 물고기는 멀쩡해 보여요. 기다리면 될까요?
세팅 직후의 가벼운 분진이나 초기 백탁은 시간이 해결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면 헐떡임, 급격한 악취, 바닥 찌꺼기 증가가 보이면 기다리기보다 “급여 중단 + 20~30% 물갈이 + 산소 강화”는 바로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2. 필터솜은 자주 갈아도 되나요?
필터솜은 물리여과용이라 비교적 교체가 자유롭습니다. 다만 생물여과재까지 한 번에 싹 바꾸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으니, 필터솜만 교체하고 생물여과재는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이 안정적입니다.
Q3. 탁수 때 박테리아제를 많이 넣으면 빨리 좋아지나요?
“많이 넣을수록 좋다”는 방식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제품마다 다르고, 과다 투입이 오히려 부유물/백탁을 더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핵심은 유기물 유입(급여·과밀) 관리 + 여과력 + 산소를 먼저 잡는 것입니다.
마무리: 탁수는 ‘원인만 맞추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구피 수조 탁수는 거의 늘 원인이 정해져 있습니다. 우윳빛이면 백탁(유기물/밸런스), 초록빛이면 녹수(빛/영양염), 먼지처럼 떠다니면 분진(바닥재/물리여과)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은 먼저 유형을 정확히 잡고, 그에 맞는 조치만 하세요. 불필요한 약품이나 과한 물갈이를 줄이면서도 대부분 2~7일 안에 안정되는 걸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